10월의 마지막 날이 되면 당연히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있습니다. 바로 이용의 '잊혀진 계절'입니다. 80년대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가수 이용의 존재감은 절대적입니다. 81년 제5공화국 문화 정책의 야심작인 '국풍 81' 축제를 통해 가수로 데뷔한 이용은 다음해인 82년, 누구도 감히 넘보지 못한 조용필의 아성을 깨고 MBC TV '10대 가수 가요제'에서 가수왕을 차지했습니다. 사실 그 방송을 직접 본 저로서도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요즘은 '10대 가수'라는 말을 들으면 당연히 샤이니나 원더걸스 같은 teenager 가수들을 가리키는 말로 생각하지만 90년대 까지만 해도 '10대 가수'라면 당연히 매년 연말 뽑는 MBC 10대 가수를 가리키는 말일 정도로, '10대 가수 가요제'의 중량감은..
난독증이라는 바이러스가 인터넷을 배회하고 있습니다. 배운 사람도, 못 배운 사람도 모두 걸립니다. 아무래도 남의 글이니까 휙 보고 만다는 생각이 이 바이러스에게는 너무나 좋은 환경입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이 앞서면 남의 글이 무슨 내용인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특히 블로그 월드에서 이런 일은 너무나 비일비재합니다. 옳은 주장이든, 무리한 주장이든,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해서 남이 해 놓은 말을 거기에 끼워 맞추는 건 참 쓴웃음을 짓게 합니다. 오늘 아침에도 그런 일이 있더군요. 다음 블로거 뉴스 베스트 화면에 두 개의 글이 떠 있습니다. 하나는 '일본 에로영화 후원하는 영진위'(5번)라는 글이고, 또 하나는 '스포츠서울 글에 대한 반론'(9번)이라는 제목입니다. 두 개의 글은 ..
'조선왕조실록'이 인터넷 사이트로 열리면서 참 여러가지로 역사가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역사상의 인물들을 한번씩 검색해 보는 재미도 있고, 거기서 가끔씩 의외의 발견을 하기도 하지요. 단원 김홍도나 혜원 신윤복은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화가로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사실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기를 기대하기는 좀 힘든 사람들입니다. 왕조실록은 아무래도 왕과 근신들에 의한 통치행위에 대한 일기의 성격이기 때문에 당시로서는 천한 화공들이 다뤄지기엔 좀 무리가 있죠. 하긴 연산군일기에는 '왕의 남자'의 모티브를 제공한 공길이란 광대가 나오기도 하지만... 아무튼 검색 결과. 우선 '신윤복'을 검색했지만 영-정조대에 신윤복이란 이름의 인물과 관련된 기사는 전혀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일단 실망. 하지만 김홍도는 달랐습니다...
11월 7일로 하겠습니다. 예전과 요령은 똑같습니다. 뭘 기념해서 모일까 잠시 생각을 해 봤습니다. 사실 기념할 건 많습니다. 옛날 집에서 약 870만, 새 집에서 300만이 넘었으니 합해서 천만은 애저녁에 돌파한 셈입니다. 새집 300만도 괜찮지만 뭐 300만은 저번에도 했고, 10월 한달 사이 방문객이 100만이 좀 넘었으니 월백 기념 모임이라고 하는게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 백만이라는 숫자, 참 이래 저래 기분 좋은 숫자인 듯 합니다. 오프라인 모임은 서울 강북 중심지역 혹은 약간 서쪽에서 할 예정입니다. 11월 7일 금요일 저녁에 시간이 나시는 분은, fivecard@naver.com 으로 의사를 표현해 주시기 바랍니다. 첫번째 오프 때 공고: http://blog.joins.com/fiveca..
손예진과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얘기를 하다가 문득 '맛있는 청혼'이라는 드라마 생각이 났습니다. 손예진의 데뷔작인 이 드라마는 한때를 풍미한 히트작이면서 수많은 스타들이 쏟아져 나온 바로 그 작품이죠. 손예진과 소유진은 물론이고, 권상우와 지성 역시 이 작품으로 고개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걸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죠. 왜 그랬는지 다시 한번 기억을 더듬어 보시기 바랍니다. (뭐 재활용인 걸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그냥 가볍게 즐겨 주시길.^^) 혹시 아래 사진이 기억나십니까? 1983년 작 '아웃사이더 Outsiders'의 한 장면입니다. 위 사진에 나오는 얼굴들을 잘 봐 주시기 바랍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패트릭 스웨이즈, 맷 딜런, 롭 로, 톰 크루즈, 토마스 하웰, 랄프 마치오..
'아내가 결혼했다'가 첫주 흥행에서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모던보이'와 '고고70'의 무기력한 퇴진으로 영화계가 또다시 침통한 분위기에 빠져들 무렵 들려온 낭보라서 다들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김주혁과 손예진, 두 배우에게는 함께 출연할 뻔 했던 시대극 '낙랑클럽'이 제작 무산된 뒤 거둔 성과라 더욱 반가울 듯 싶습니다. '아내가 결혼했다'는 왜 흥행에 성공한 걸까요. 원작의 명성, 발랄하고 경쾌한 연출, 과감한 노이즈 마케팅 등 여러가지 이유를 댈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주인공 역을 맡은 손예진의 매력이라는 쪽에 가장 큰 원인을 두게 됩니다. 심지어 '손예진 노출' 이라는 낚시밥까지 한 몫을 했죠. 손예진이라는 배우가 발산하는 매력의 근원에 대한 내용입니다. 두 남편을 사랑하겠다는 발칙한 아내 영화..
이전 블로그에서 하던 '인간답게 살아보자' 시리즈의 일환입니다만, 그거 이어 가려고 옛날 집에 있던 글을 긁어오는 것도 귀찮아서 그냥 갑니다. 이번주는 아니고 지난 주말 강화도에 갔었습니다. 3주 전에 갔던 강화도의 풍광이 눈에 밟혔고, 안 그래도 대하철이라는 게 기억났기 때문입니다. 뭐니뭐니해도 대하 하면 당진이나 태안으로 가야겠지만 너무 멀고, 강화도에서 '새우 양식' 간판을 여러개 봤기 때문이죠. 그래서 찾아간 곳이 초지양식장(032-937-0908). 가는 길은 이 카페에 등록돼 있는 지도(http://cafe.naver.com/nale.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1650) 를 참고하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찾기 어렵지 않습니다. 초지대교를 ..
'드림걸스'의 제니퍼 허드슨이 가족의 살해라는 끔찍한 상황을 맞았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제니퍼 허드슨의 어머니와 오빠가 24일 시카고 자택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고, 경찰은 한 남자를 용의자로 뒤쫓고 있다고 합니다. 스타의 가족이기 때문에 일어난 일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일곱살난 남자 조카도 실종됐다고 하는군요. 물론 일반인이라도 이런 일을 당한다면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의 주목과 관심을 끄는 스타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사람들에게 주는 충격의 파급효과는 더 말할 나위도 없을 겁니다. 특히 이런 식의 비극은 스타 본인의 커리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병이나 사고로 인한 사망도 그렇지만, 누군가에게 가족이 살해당한다는 건 정서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미칠 사건이기 때문..
사실 2008년 8월에 런던에 가면 반드시 할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바로 '빌리 엘리어트 보기'였습니다. 워낙 많은 분들이 찬사를 뿌렸고, 2005년 이후로 영국에 갔다 온 사람들은 죄다 '빌리 엘리어트' 얘기 뿐이더군요. 올해 10월부터 브로드웨이에서도 공연이 열리고, 언젠가 한국에서도 무대에 올려질테니 보긴 보게 되겠지만, 하루라도 빨리 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물론 다 아시겠지만 이 '빌리 엘리어트'는 스티븐 달드리 감독의 영화 '빌리 엘리어트'에 엘튼 존이 노래를 만들어 붙인 뮤지컬입니다. 아마도 '아이다'와 '라이온 킹'을 제치고 엘튼 존 최고의 뮤지컬로 남지 않을까 싶은 작품입니다. 이 뮤지컬이 상영되는 극장은 웨스트 엔드의 다른 극장들과 좀 떨어진 빅토리아 팰리스 시어터였습니다. 저..
이해심 많고 매력적인데다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의 열혈 팬이라는 모든 조건을 다 갖춘 여자. 다소 소심한 회사원 덕훈(김주혁)은 자신만을 위해 창조된 것 같은 인아(손예진)에게 정신없이 빠져들지만 인아는 길들일 수 없는 여자입니다. 어떻게 한번에 한명만 사랑할 수 있느냐는 자유연애 신봉자인 인아를 결국 포기하지 못한 덕훈은 결혼으로 인아를 묶어 두려 합니다. 하지만 해피엔딩은 그리 쉽게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인아가 '남편 하나를 더 두겠다'고 나섰기 때문이죠(이건 제목에 있는 내용이니 스포일러는 아닙니다.^^). 아내를 다른 남자와 나눠 가질 위기에 놓은 덕훈. 과연 덕훈은 어떻게 이 위기에 대항할 수 있을까요. 박현욱의 베스트셀러 '아내가 결혼했다'는 수많은 영화 제작자들과 드라마 제작자들이 탐냈던 작..
제목이 낚시라고 생각하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사실 저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거의 없겠죠. 그런데 SBS TV '골드 미스가 간다' 팀의 기준에 따르면 말이 됩니다. 김태희 뿐만이 아닙니다. 이효리, 공효진, 이나영, 하지원이 모두 골드미스로군요. '골드 미스가 간다'는 '일만 열심히 하다가 성공은 했지만 결혼적령기를 놓친(?)' 여섯 명의 여자 연예인들이 출연해 각종 게임을 통해 순번을 정하고 제작진이 추천한 괜찮은 남자와 소개팅을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뭐 이런 제작의도만으로도 흠을 잡으려면 잡을 수 있는 분들이 널려 있겠지만, 일단 대중을 즐겁게 하면서 출연자들에게도 좋은 일인 만큼 그냥 넘어가도록 합시다. 하지만 출연자들의 면면을 가만히 살펴 보면 나이 면에서 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부..
기자들이 가끔 이니셜을 쓰는 이유에 대해서는 전에도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다음 글에는 이니셜이 나오긴 합니다만, 그리 경계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마지막까지 읽어 보면 누군지 친절하게 가르쳐 드리기 때문이죠. 지금까지 제가 만나 본 수많은 여배우들 가운데 이 분만큼 '여왕'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는 사람은 없었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왕이나 여왕, 아무나 하는게 아니죠. 본래의 제목은 'K, 그녀를 여왕이라고 인정하게 된 이유'입니다. 아마 이 글을 읽어 보고 나시면 많은 분들이 동의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따로 가서 한잔 할래요?" 만약 당신이 이런 메모를 미모의 톱스타로부터 받았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그렇다. 이 이야기는 누구라도 한번쯤 꿈꿔봤을 만한 상황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 200*년, 한..
여행을 할 때 숙소 선택은 항공권 다음으로 골치아픈 요소입니다. 사실 모든 숙박업소가 파노라마 카메라로 자신들의 방을 보여주지도 않거니와, 그 보여주는 영상을 그대로 믿는다는 건 뽀샵처리한 미녀를 다 믿는 것과 같죠. 런던에서는 호텔을 이용할까 생각을 했지만 일단 가격이 너무 비싸고, 평이 괜찮은 곳들은 귀신같이 매진이 되어 있더군요. 소형 호텔의 경우 2인 1실 1박에 50파운드 선이 하한선입니다. 더 싼 곳은 그야말로 여인숙 수준인 것 같고, 런던의 호텔 중에는 방마다 욕실과 화장실이 딸려 있지 않은 곳도 많습니다(이게 무슨 호텔이야!). 여기에 8월이란 점을 생각하면 웬만큼 괜찮은 호텔은 훌쩍 70-80파운드를 넘어서더군요. 마지막까지 고려해 본 숙소는 요즘 한국인들도 많이 이용한다고 하는 대표적으..
저번 라디오 신청곡에 대한 글에 쏟아진 성원에 용기를 얻어서 두번째도 관련있는 글로 써 봅니다. 결혼식 축가로 쓸 수 있는 곡은 천지사방에 널려 있습니다. 우리 나라 가요에 가장 많이 들어가는 가사가 사랑이라는 말이 농담이 아니기 때문이죠. 물론 사랑에도 기쁜 사랑과 슬픈 사랑이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골라야 합니다. 가수 신승훈은 그 많은 히트곡 중에 결혼식 축가로 쓸 노래는 막상 거의 없어서(죄다 이별 노래) 몇년 째 '어느 멋진 날' 하나로 버티기도 하더군요. 아무튼 축가로 많이 불리는 노래, 축가로 적당한 노래, 축가로 살짝 적당하지 않은 노래들에 대핵서 얘기를 좀 해 보겠습니다. 일단 축가로 많이 불리는 노래들이 있습니다. 축가계의 베스트셀러라고 할 수 있죠. 유리상자의 '신부에게'나 '사랑해도 ..
대한민국에 시간 넉넉하게 찍는 드라마는 없습니다. 항상 그랬습니다. 16부작짜리 미니시리즈가 50부작짜리 주말드라마보다 다급하게 찍는 건 당연하다 치겠지만, 주말드라마 제작진에게 가면 '우리는 미니같은 주말'이라고 합니다. 일일드라마라고 '미니같은 일일'이 아닐 리가 없죠. 미니시리즈 제작진에게 가면 이건 초치기 제작입니다. 이건 생방송이죠. 방송 당일 오후 늦게나 촬영한 테이프를 갖고 연출자가 편집실로 들이닥칩니다. 아홉시 뉴스 시그널을 듣고 나서야 편집이 끝나죠. 월,화,수,목요일 밤 드라마가 시작하는 시간은 대개 9시55분 전후입니다.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방송 끝날 때까지 계속됩니다. 이런 드라마에서 영상미가 어쩌고, 작품성이 어쩌고 하는 건 사실 말장난입니다. 방송 나가면 다행인 거죠. 대체 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