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남' 이민호가 태국에 가 있다는 건 팬들이면 다 아실만한 얘기죠. 시위 때문에 걱정하신 분들도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현지에서 보내온 소식 중에 '송크란(Songkran) 기간인데도 정말 많은 취재진과 인파가 몰려들었다'는 부분이 특히 눈길을 끌었습니다. 태국에 대해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죠. 송크란 때 사람들이 이런 일에 신경을 쓴다는 건 좀 이례적인 일입니다. 송크란이란 굳이 말하자면 태국의 설날에 해당합니다. 저도 태국 전문가는 아닙니다만 여러 해 전 마침 송크란 기간에 태국을 방문한 적이 있고, 그때 너무나 즐거웠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태국에는 설날이 셋 있죠. 양력설, 음력설, 그리고 송크란입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가장 신나는 설날은 바로 송크란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마도 태국..
오늘 4월 13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9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1919년, 3.1운동 이후 국외로 탈출한 지사들과 중국에 거주하던 독립운동가들이 한데 뭉쳐 상해에서 임시정부를 세운 날이죠. 또 올해가 백범 김구 선생 서거 60주년이기도 해서 백범의 유품 19점을 문화재로 지정한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유품 중에는 어린 시절부터 익히 들었던 '윤봉길 의사와 바꾼 회중시계'도 있더군요. 마침 매주 칼럼을 마감해야 하는 금요일에 이런 발표가 있었는데 이 시계 말고 두 개의 시계가 머리 속을 스쳐 갔습니다. 모두 역사적인 사건이나 사람들의 염원과 관련된 시계들입니다. 특히나 그중 한 시계는 정 반대의 의미를 가진 시계더군요. 그래서 이 시계들의 이야기를 한데 모아 봤습니다. 제목: 시계 미국 ..
존 로드라는 이름을 듣고 "누구야?" 할 사람에겐 별 의미 없는 포스팅입니다. 딥 퍼플의 키보디스트라고 하면 좀 달라지겠지만, 역시 요즘 분위기로 봐선 "딥 퍼플이 뭐야?"라는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을테죠. 하긴 딥 퍼플이라고 해도 '하이웨이 스타'나 '스모크 온 더 워터'를 생각하는 사람에겐 별 관심 없을 공연입니다. '존 로드 콘체르토-에이프릴(Jon Lord Concerto - April)'이라고 이름붙여진 공연을 다녀왔습니다. 이상하게 꼬인 일정 때문에 갈 수 있을까 걱정도 했고, 결국 시작 시간을 념겨 도착했지만 공연을 마치고 나오는 마음은 뿌듯하기만 했습니다. 안 왔더라면 정말 소중한 기회를 놓쳐 버릴 뻔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같이 갈 사람을 꾀는 것부터 난항을 겪었습니다..
이슬람교나 이슬람교의 신자들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는 분들도 있고, 그 분들을 아예 적대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반드시 기독교도가 아니더라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이 적지 않더군요. 물론 어떤 삶의 양식이 등장하는 데에는 그 배후에 문화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는게 좋을 듯 합니다. 이슬람교 교단에서 돼지고기나 술을 금하고 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초코파이를 '먹을 수 없는 음식'의 범주에 넣는다고 하는 건 좀 생소하실 겁니다. 물론 초콜렛은 먹을 수 있지만, 초코파이는 안 된다고 하는군요. 마찬가지로 우유는 마셔도 되지만 요플레는 먹을 수 없다고 합니다. 대체 왜 그럴까요? 이런 저런 이유가 겹쳐서 썼던 글입니다. 할랄(halal) 미 국무부 법률고문에 내정된 ..
KBS 2TV '미워도 다시한번'이 본색을 드러냈습니다. 결국은 근친상간 테마의 드라마였던 거죠. 박상원-최명길 부부의 아들 정겨운으로부터 청혼을 받은 박예진이 사실은 자신이 박상원-전인화 사이의 불륜에서 태어난 딸이란 걸 알게 된 거죠. 죽은 걸로 알려져 있던 이들 커플 사이의 첫 딸이 살아서 자라난 거였습니다. 저번에도 얘기했지만 공포영화 수준으로 죽었던 사람이 반드시 되살아나는 막장 드라마의 무서움을 보여줍니다. 물론 그렇다고 정겨운-박예진이 모두 박상원을 아버지로 두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드라마가 아예 여기서 끝나 버려야겠죠. 다행히도(?) 정겨운은 최명길이 박상원과 결혼하기 전, 옛 애인인 화가 선우재덕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기 때문에 정겨운과 박예진 사이의 혈연은 아슬아슬하게 꼬이..
이런 생각을 누구나 조금씩 했을 겁니다. 이민호는 KBS 2TV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라는 캐릭터를 만나 일생 일대의 기회를 잡았고, 대변신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캐릭터라도 같은 캐릭터를 또 맡을 수는 없는 일이죠. 팬들이야 1년 뒤든 2년 뒤든 구준표와 금잔디의 결혼을 그리는 속편이 나오길 바랄 수도 있고, 주구장창 두 사람의 부부생활을 그린 100부작 일일드라마가 나와도 좋아할 사람들이 있겠지만 이민호나 소속사가 제정신이라면 절대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최근 공개된 사진을 보니 이미 이민호는 '탈출 구준표'를 시작했더군요. 물론 이번 달과 5-6월까지는 '꽃보다 남자'의 일본 프로모션이 잡혀 있으니 다시 구준표 이미지로 노출되는 것을 피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다른 모습의..
정형돈-태연의 푸딩-젤리 커플이 파국을 맞았더군요. 정형돈의 '실제' 연애가 MBC TV '우리 결혼했어요'의 가상 커플을 무참하게 깨 놓은 셈입니다. 구분을 하자면 정형돈이 출연하고 있는 같은 리얼 버라이어티 계열의 프로그램이지만, '무한도전'에서는 정형돈의 연애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겁니다. 오히려 재미있는 소재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겠죠. 하지만 '우리 결혼했어요'는 당연히 다르죠. 이 프로그램이 발을 딛고 있는 건 아무래도 가상현실이니까요. 이 쇼의 생존은 사람들이 얼마나 이 쇼를 철석같이 믿고 있느냐에 달려 있는 만큼, 프로그램 안에서 달달한 연애를 하고 있는 남자가 사실은 따로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이 있다는 것 만큼이나 '확 깨는' 일은 또 없을 겁니다. 안 그래도 이 프로그램이 시작할 때부..
KBS 2TV '꽃보다 남자'의 후속으로 박용하 박시연 주연의 '남자 이야기'가 6일 처음으로 방송됐습니다. 첫회에는 사회적 이슈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기려는 듯한 시도가 엿보이더군요. 박용하가 석궁을 들고 방송사 생방송 스튜디오로 난입하는 장면이나, 박용하의 형이 경영하는 만두 공장이 쓰레기 만두 파동에 휘말리는 장면 등이 그랬습니다. 그런데 좀 어처구니없는 것은 아직도 그 시절의 '만두 파동'에 대해 엉뚱한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쓰레기 만두'라는 말을 유행시킨 당시의 만두 파동은 한국 언론의 지울 수 없는 오점으로 남을만한 사건인데, 아직도 그 실수를 되풀이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주인공 박용하의 형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만두가게를 만두공장으로 끌..
KBS 2TV '박중훈쇼'가 오는 19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사라진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최근 시청률은 참담할 정도입니다. 5일 엄정화-신영옥 출연편이 3.4%로 지금까지 방송된 내용 중 최저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최근 방송분이 3~4%대를 오르내리는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갑자기 떨어진 것도 아니고, 아예 회복이 안 되는 수준에서 맴돌고 있는 겁니다. 지난해 연말, 방송 전만 해도 '박중훈 쇼'는 방송가의 최대 화제가 될만 했습니다. 아마도 방송-영화계를 망라해서 지금 연예 대통령을 뽑는다면, 스스로 고사하지 않는 한 박중훈이 당선될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겁니다. 물론 연예계에는 그보다 훨씬 관록이 두터운 선배들도 있지만, 그만큼 연륜과 인망, 친화력에서 넓은 힘을 발휘..
지난 주. 돈 관련 일을 하는 후배와 식사를 했습니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그동안 잘 살던 돈 관련 일들을 하는 친구들이 아주 죽을 맛인 모양이더군요. "그러게 돈이란 건 원래 땀 흘려서 벌었어야지!"라고 농담을 했지만 오전 7시에 출근해서 영국 시간에 맞춰 업무를 보고, 뉴욕 시간에 맞춰 오후 11시에 회의를 한다는 얘기를 들으니 참 저러고 어떻게 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돈이야 저보다 훨씬 많이 벌겠지만 그래도... 4월이면 벚꽃, 벚꽃하면 4월이죠. 이놈의 벚꽃이라는 꽃은 의외로 수명도 짧습니다. 2주 정도 활짝 피었다가 슬쩍 져 버리는게 일이더군요. 이게 일본의 국화라는 이유로 뜻없이 미움도 받지만, 뭐 영국 식민지였던 나라 중에서 장미를 미워하는 나라는 못 본 듯 합니다. 그걸 나라 ..
'최양락이 돌아왔다'. 각종 매체들이 '개그 왕의 귀환'을 소리높여 외친 지 약 100일이 지났습니다. 100일이면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죠. 그 사이 '꽃보다 남자'는 25부작 방송을 마쳤고, '에덴의 동쪽'이 끝난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송승헌이 뭘 하는지 가물가물해 졌습니다. 과연 '왕의 복귀' 100일 성적은 어땠을까요. 초반의 화제는 많이 가라앉았습니다. '최양락 아저씨가 누군가요?'하고 호기심을 가졌던 10대들도 이제 최양락이 누군지는 다 알았습니다. 최양락이 복귀하면서 함께 합류한 이봉원에 이어 양원경, 홍기훈 등도 방송 활동을 재개했고, '저그(아저씨 개그맨)' 라는 신조어까지 꽤 귀에 익었습니다. 과연 저그의 전성기는 다시 올까요? 이들은 소기의 성과를 거뒀을까요? 지난 1월..
막장 드라마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당연히 '막장성을 갖춘 드라마', 혹은 '막장스러운 드라마'라고 규정해야 할 겁니다. 막장성이란 스토리상의 막장성(이른바 작가가 원하는 것은 뭐든 이뤄지는 비비디 바비디 부 스토리), 연기의 막장성(소리만 지르고 막말로 싸늘하게 쏘아붙이기만 하면 '탁월한 감정 연기'냐), 연출이나 설정의 막장성(정말 점만 붙이면 아무도 못 알아볼 거라고 생각해?) 등등 여러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이 모두를 갖춘 막강 드라마도 있겠죠. 그런데 요즘 이 막장성 풍부한 드라마들 가운데 희한한 공통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제목만 보고 눈치채신 분들도 있겠지만, 드라마에서 죽는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죽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모두 살아 돌아오고 있다는 거죠. 이게 바로 공포영화와의 공..
4월2일은 거북이의 리더 터틀맨의 1주기입니다. 벌써 1년이 지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4월1일자로 장국영 관련 포스팅을 할까 생각을 잠시 해 봤습니다. 어제 어떤 분도 댓글을 다셨지만 이 무렵이 되면 장국영의 신화가 되살아나곤 하죠. 이상할 정도로 3월 말에서 4월 초 사이에는 아까운 한창 나이에 일찍 가버린 스타들이 많이 몰려 있습니다. 제목에도 있듯 장국영 뿐만 아니라 브랜든 리, 커트 코베인이 모두 이맘때 이승을 떠나갔습니다. 그들에 대한 기억을 정리해봤습니다. 4월, 완연한 봄날이고 꽃은 피었지만 이상하게도 찬 바람이 가시질 않는군요. 옛날 글을 다시 읽어봐도 처연한 느낌은 여전합니다. [송원섭의 두루두루] 4월, 왜 이다지도 잔인한가 4월. 여느 해나 마찬가지로 라디오 DJ들은 '잔인..
'꽃보다 남자'. 물론 성공한 드라마들은 다 겪는 일이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악착같아지는 PPL의 러시가 시청자들에게는 상당히 짜증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물론 제작진의 변명은 '이렇게 해서라도 수지를 맞추지 않으면 적자를 면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꽃보다 남자'가 생각보다 회당 제작비도 많이 들었더군요. 자세한 수지는 준비가 되면 나중에 다시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회는 다들 보셨습니까? 25회는 그냥 '시리즈를 끝내기 위한 60분'에 충실한 의미였군요. 후반부(13회 이후) 들어 윤지후에게 주도권을 빼앗겼던 구준표는 마지막회를 맞아 윤지후를 제치고 다시 주인공의 위용을 회복했습니다. 혹시 못보신 분들을 위해 살짝 결말 설명부터 잠시 하자면, 구준표는 금잔디의 졸업식날 미국으로 함께 유학가자..
'꽃보다 남자'가 남긴 여러가지 유산들 중 하나는 프레피 룩의 유행입니다. 사실 새삼스러운 유행이랄 것도 없을 듯 합니다. 프레피 룩의 기본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옥스포드 스타일의 버튼 다운 셔츠, 브이넥 스웨터, 치노 팬츠 등은 이미 한국에서도 오래 전부터 학생복의 주요 요소로 여겨졌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꽃보다 남자' 이후에는 여기에 자켓이며 타이 등의 요소가 첨가되면서 좀 더 연령대가 확대되고, 프레피 룩이라는 말이 미국 동부의 귀족(?) 가문 청년들의 패션인 양 지나치게 미화되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프레피'라는 말이 그리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 말 만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면 프레피 룩의 대유행에는 뒤에는 한번 쯤 생각해 볼 여지도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프레피(Preppy,..